언폴드나래 :: 잘 지내나요.

잘 지내나요.

Radio Kids 2012.01.10 23:18

잘……. 지내나요?

 

믿지 않으면 길이 힘들어진다고 당신은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던 당신은 자주 긴 길을 떠나였고

짐을 챙겨주며 나는 묻곤 했어요.

 

낯선 사람들이 무섭지 않냐고.

당신은 여행 중에 도둑맞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집시들은 참 다양한 방법으로 가방 안에 있는 것들을 꺼내가곤 하였다고

버스 안에서 음악을 듣다가 잠이 들었던 이야기도 해주었죠.

눈을 떠보니 이어폰은 귀에 꽂혀 있는데 엠피쓰리 플레이어가 사라진 채였다며

당신은 웃었어요.

하지만 그 똑같은 일을 당신 친구는 서울에서 당하기도 하였다고.

 

사람을 믿거나 믿지 않거나

길이란 언제나 위험하고

사고란 어디에도 있는 법이니

차라리 믿는 쪽을 택하겠다고 당신은 말하였습니다.

그래야 우리가 걷는 길 조금 더 즐거울 테니까

 

그런 당신이 나는 참 믿음직하였습니다.

 

나를 두고 먼 길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사람인 것을 모르고

바보처럼 여전히 당신을 믿는 나를 보며 친구들은 말하였습니다.

이제 그만 꿈에서 깨라고 나쁜 사람이라고

친구들을 따라 당신을 미워해보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나는 어느새 당신을 닮아버렸는지 믿지 않는 것이 믿는 것보다 더 힘이 들어서

당신 말처럼 믿지 않으면 길이 힘들어져서

잘못된 판단이라고 하더라도 그냥 믿기로 하였습니다.

 

그저 인연이 아니었을 뿐

좋은 사람이었다고 믿을게요. 잘 지내요. 이 나쁜 사람

 

  야간비행_201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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