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폴드나래 :: 테레즈 데케루, 밤의 종말

 엔도 슈사쿠가 자신의 무덤에 같이 넣어달라고 했던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테레즈 데케루], [밤의 종말]을 읽었다. 그는 왜 이렇게 모리아크의 영향을 받았을까. 그 호기심에서 데케루라는 여인을 쫓아갔다. 

 

읽는 내내 편치 않는 침대에 누워 있는 기분이었다.

 

그냥 저냥 결혼을 선택하고, 신혼여행 부터 남편과 삐걱거림.

살면서 다르다는걸 알았을 때, 그녀가 선택 한 출구.

결국 남편을 죽이기로 마음 먹고 독살을 계획하는 한 여자의 고통.

가문의 명예 때문에 유죄보단 존재의 의미를 아예 상실하게 되는 한 여자의 숨막히는 괴로움이 너무 애절한 몸부림 같았다.

 

개인적으로 [테레즈 데케루]보다 그녀의 15년 후의 이야기를 담은 [밤의 종말]이 더 그녀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어쩌면 나는 데케루가 조금더 자유롭길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새 인생 같은거 시작할 수 있고, 그만 죄책감에서 놓임을 받으라고... 충분히 타협하며 살 수 있으니 자신을 괴물로 여기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녀가 스스로 고독 속에 존재할수록 그녀의 진짜 마음엔 얼마나 사랑을 원하고, 얼마나 사랑하고 싶었고, 얼마나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드리고 싶은지. 얼마나 자유롭고 싶었을지. 자신의 존재와 반대로 치닫는 현실을 받아드린 한 여자의 슬픔의 자서전 같았다.

 

[깊은 강]에서 미쓰코는 [테레즈 데케루]를 읽고, 그녀의 삶을 바라보며 이와 같이 느낀다. 어쩌면 그녀도 또 하나의 데케루였을까. 멍청해 보이지만 그 속에 진실이 있어 보이는 오쓰를 향한 말할 수 없는 이끌림에 이렇게 그토록 애써 끌려다니는걸까. 무엇을 그렇게 찾고 싶은 걸까.

 

미쓰코는 테레즈를 어둠의 숲속으로 데려가는 소설 속 기차가 모리아크의 창작임을 알았다. 그러고 보면 테레즈는 현실 속 어둠의 숲을 지나간 게 아니라, 마음 깊숙이 어둠을 더듬은 것이다. 그랫구나.

그랫구나 하고 깨달은 미쓰코는 파리에 남편을 남겨둔 채 이러 시골을 애써 찾아 온 것도, 실은 자신의 마음 속 어둠을 찾기 위해서였음을 알아 차렸다. 86p

 

"저 역시 이 나리에 무언가 찾으러 온 건지도 모르겠어요."하고 대답했다. 찾고 있는 것이란 그 나옥자 오쓰일까. 아니면 테레즈 테케이루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것일까..... 이 나라의 어둠은 문자 그대로 무명의 어둠, 영혼의 어둠이다. 미쓰코는 영혼의 어둠을 조금은 안다. 감정이 다 타 버린 한 여자로서. 테레즈 테케이루와 동류의 한 사람으로서. 173p

 

나중에 사전 찾아보고 알게 되었지만 "데케루"라는 이름의 속뜻은 수줍어하다, 부끄러워하다, 거북해하다. 이런뜻이 있구나! 어쨌든 나는 데케루의 독살을 시도한 죄보다 그녀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가."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인간은 누구나 죄를 지으니까. 그렇다고 죄가 옳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중에 죄 없는 자가 누가 있어서 돌로 칠 수 있겠냔 말이다.

 

좀 쌩뚱맞은 결론 같지만. 진짜 꼭 사랑하는 사람 만나서 결혼 할 거다. 절대 그냥 대충 대충 나이에 타협하지 않을거다. -_- 

 

테레즈 데케루 밑줄 긋기

 

그렇다. 비록 유죄 선고를 받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영원한 고독이라는 형벌을 받은 셈이었다. 예전에는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이라고 불리던 그녀의 매력이란, 고독한 여인들에게 흔히 보이던 것이었다. 쫓고 쫓기는 삶에 지쳐, 은밀한 정신적 고통과 내면의 상처에서 비롯된 격력한 아픔이 얼굴 곳곳에 배어 있었다. 36p

 

그녀가 평화라고 생각했던 것은 그저 그녀의 가슴에서 꿈틀거리던 비굴함이 반쯤 잠자고 있어 무기력한 상태에 지나지 않았다. 58p

 

욕망이란 우리를 우리와 다른 괴물로 변하게 만드는 존재인걸. 62p

 

자신의 고통에 대해 생각하고 고통스러워할 장소를 찾고자 혼자가 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죽을 때가지 네 곁에서 살아야 된다고 생각했던 이 경계 밖으로. 그녀는 다른 사람 사이에 떨어져 있는 심연을 건너 그들과 합류한다. 70p

 

그와 헤어지자 마자 나는 끝도 없는 터널에 들어가 게속해서 커져 가는 그림자 속으로 파고드는 것 같았어. 때때로 나는 질식해 버리기 전에 과연 자유로운 공기를 마실 수 있을까 자문해 보곤 했지. 109p

 

밤의 종말 밑줄 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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