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폴드나래 :: 'I'm Mother' 카테고리의 글 목록 (3 Page)

I'm Mother 에 해당되는 글 27건

  1. 임신 36주 2016.11.24
  2. 임신 30주 2016.10.15
  3. 임신 23주 2016.08.23
  4. 임신 18주 (2) 2016.07.21
  5. 임신 16주 2016.07.08
  6. 임신 11주 2016.06.02
  7. Hello. 하꿈 2016.04.18

임신 36주

I'm Mother 2016.11.24 21:43

임신 36주 4일.

만삭이다 만삭. 살은 거의 15kg이 찐것 같다. 사진을 찍으면 떡빵이고, 어깨고 허벅다리고 아주 아주 튼튼하다. 항상 병원에 가면 혈압과 몸무게를 재는데 화장실을 갔다 오지 않고 몸무게를 쟀다가 다시 화장실 다녀와서 수정해서 몸무게를 적어냈다. 0.01kg 줄더라. ㅋㅋㅋ 그게 뭐라고... 이런 내모습을 어처구니 없어하는 남편. 흑흑흑 꼭 완모하고 살 다 뺼거다.


하꿈이는 평균보다 작은 아이, 작게 낳아 크게 키우자.

하꿈이는 36주 3일인데 몸무게가 2.3kg. 평균보다 작은아이다. 이대로 가면 2.5kg은 이상일테니 출산시에 정상 범주에 든다고 했다. 걱정할 포인트가 하나도 없는데 그래도 걱정이 된다. 지난 진료때 아기가 평균보다 조금 작다는 말을 듣고 과일과 빵을 엄청 먹었다. 그거 먹으면 아기 큰다고 해서 ㅋㅋㅋ 그치만 그 모든건 내 살이 되었다.

모든 생명을 주관하시는이는 하나님이시니 하꿈이를 내 몸에 꼭 맞게 주셨을거다. 믿자. 믿자. 믿자.

걱정은 그만하고...


제왕절개 무섭습니다. ㅠ-ㅠ

아기를 낳는 방법중 자연분만을 해야만 좋은게 아니라고 출산교실에서 배웠는데도 자연분만에 대한 애착이 있다. 일단 수술이 무섭기 때문. 진통도 무섭겠지. -_-;; 하꿈이에게 태담으로 제발 예정일에 맞게 나와달라고 하고 있다.


우리 엄마도 내가 예정일보다 4일 일찍 나왔다는데, 하꿈이도 그랬으면 좋겠다. 지금부터 많이 걷고 운동 하는 수밖에. 어쩄든 지금부터 아기는 낳아도 된다고 했으니까.


힘든 막달 증상 한번 나열해 보자.

3주간 감기로 고생을 했다. 결국 지어온 약을 안 먹다가 다 먹었는데도 감기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왠만한 민간 요법을 다 써봤지만 호전이 되지 않아 의학에 도움을 빌렸다. 이럴줄 알았으면 버티지 말고 처음부터 먹을걸. 미련했다. 기침을 미친듯이 해서 왼쪽 뒷쪽 갈비뼈와 허리 사이에 통증이 장난아니었다. 미친듯이 찌르는듯 근육이 찢어지는 고통. 진짜 너무 아팠다.


의외로 불면은 괜찮아지고 있다.


대신에 가끔이지만 오른쪽 왼쪽 다리가 한번씩 마비 같은 증상이 온다. 그떄의 느낌은 한쪽 다리는 길어지고 한쪽다리는 짧아지는 느낌.


하꿈아.보고싶어!. 막달이 되니 니가 언제 방뺄까 엄마는 궁금하다. 태동을 통해 니가 잘 놀고 있고 건강하다고 매번 알려줘서 고마워. 비록 너의 얼굴은 아직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르지만, 건강하고 씩씩하게 만나자. 사랑해 하꿈아.

감사의 제목을 적어보자.

회사를 일찍 그만둬서 헬로맘 스쿨도 들을 수 있었음에 감사. 함꼐 기도하고 나누고 강의 듣는 동안 최고의 힐링이었다.

또 첫 아이라 출산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는데 병원에서 하는 출산 교실 들을 수 있음에 감사.

 

넘어지고, 감기도 걸렸지만 큰 병치레 하지 않고 나와 하꿈이 모두 건강함에 감사.

 

임신 30주

I'm Mother 2016.10.15 00:31

남편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출장.

여러 핑계들을 모아(퇴사 여행, 여름 휴가, 태교 여행, 휴식 여행) 28주에는 제주도로 남편과 여행도 다녀왔다. 남편은 아부다비에서 3번의 비행기 캔슬을 하며 업무를 마무리하고 16일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오자마자 다음날 아침 제주도로 향했다. 꿀같은 3박 4일을 보내고, 남편은 다시 말레이시아로 출장을 갔다. 그 후 나는 2주 독거하며 남편을 기다렸다. 그래, 우리에게 1주년 결혼기념일이 있었지. 결혼기념일도 혼자 보내야하나 했는데 남편은 돌아왔고, 또 5일만에 나주로 출장을 갔다. 이틀 후 만삭 사진 촬영이 있는데.... 사진을 찍고 다시 나주로 내려가야한단다. 한국이라서 가능한 일이지. 아직도 남아 있는 여러 일정의 해외 출장. 이러다 혼자 애 낳으러 갈까봐 걱정이다. (나도 나지만 점점 추워지니 더 걱정이다. 남편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일하는 가운데 보람을 느끼면 좋겠다. 주님 우리 남편 지켜주세요. )


걱정의 산이 많아졌다.

임신 후기가 되고 나니 출산 임박때문인지 여러가지 두려움이 많이 생긴다. 그 두려움은 가장 현실적인 것과 연관되어 있는데, 먼저 기도하지 않고 하나님 옆에 기대지 않는 이 믿음없음이 제일 안타깝다. 오 주여!


아팠다.

더불어 충격적인 배의 통증을 겪었다. 새벽엔 구토를 하고, 배가 아파 때굴때굴 구르며 잠도 못자고 날이 밝자마자 병원에 다녀왔다. 의사는 배통증의 진단을 확신하지 못했다. 난 아팠지만, 하꿈이는 잘 크고 있었고, 나의 배의 통증은 자궁의 영역을 벗어난 것. 결국 수액을 맞고 맹장염, 담낭염일 수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더 아픈지 지켜보고 안되면 대학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다행히 일시적인 현상처럼 지나가고 있다.


반면

허리부터 날개쭉지까지 이어지는 가장 긴 근육은 날마다 고통으로 초대한다. 배가 나오고, 가슴이 커지고 체중이 앞쪽으로 실리면서 통증이 심해졌다. 임신부들에게 흔히 있는 통증이라는데... 나는 이 통증때문에 밥을 먹으면 제일 힘들고, 잠을 자려고 오른쪽으로 누워도 아프고, 왼쪽으로 누워도 아프고, 바로누우면 더 아프고, 불면의 밤이 계속 되고 있다. 할 수 있는 요가 자세들을 다 취하고, 걷고, 약간의 찜질을 하고 있지만 소용이 없다. ㅠㅡㅠ 그래 앞으로 10주만 더 버티자! 엄마가 되는 길이 멀고도 멀다.


감사합니다.

떄로는 우울감과 외로움에 힘든 날도 있지만, 이 모든 현상이 자연스러운것이라고 받아드린다. 이렇게 엄마가 되고, 엄마가 되는 것을 배우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안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것이고 감사한 일임을.... 날마다 하루 하루 새로운 도전 속에 있다는 것. 더욱더 깨어 하나님을 바라보고 기도하는 엄마, 기도하는 아내가 되고 싶다.

   

임신 23주

I'm Mother 2016.08.23 19:31

축복의 D라인.

임신후 몸무게가 8키로가 늘었다. 그리고 앞으로 매일 매일 더 늘 예정이다. 짐승처럼 밥을 먹어도 돌아서면 배가 고파지는 요즘. 그래 이건 내 탓이 아니야. 아이를 위해서라고 위로하지만, 매일 거울 앞에서 뒤룩뒤룩 살찐 내 모습을 보면 예쁜 원피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고 또각또각 걷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내가 사라진것도 아닌데, 이 축복 속에 청춘이 사라질까봐 지뢰 겁먹는 나는 꽤 어리석다. 답을 알면서도 징징거림이 푸념처럼 튀어 나오는걸 보면 내 신체적 변화에 놀라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하꿈이는 잘 자라고 있다!

중기 초음파 검사를 하고 왔는데 우리 하꿈이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자고 있었다. 지난번 정밀 초음파때도 그랬는데... 건강하기만 하면 됐다! 얼굴은 태어나도 엄청 볼 수 있으니까. 하꿈아! 건강하게만 태어나줘! 알겠지?

조금씩 느껴지는 태동이 엄청 신비하다.  몸속에서 신비한 방울이 뽀글뽀글 터지는것 같다. 그 터지는 느낌이 전해져 오는데 그 움직임이 엄청 귀엽다. 진짜 너무 너무 ><


배가 불러오는 요즘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은 영어 공부!

하루에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7시간은 된다. 그중에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을 빼면 6시간은 영어와 씨름중이다. 영어만 써야하는 학원 환경에서 어순이 뒤죽박죽 섞이고, 손짓과 발짓에 가까운 영어를 매일 쓰고 있다. 이것이 재밌어야 하는데, 그래야 더 늘텐데 좀처럼 영어가 재미있지가 않다. 그럼에도 영어라는 운영체제를 내몸에 깔고 싶어서 이 고생중이다. 언젠간 빛을 볼날이 오겠지. 아직 단념하기엔 이르다. 고민할 시간에 리뷰나 더 하자!


남편은 지금 출장중.

남편이 없는 한국은 꽤 쓸쓸하다. 내가 그동안 남편을 많이 의지하며 살았구나 알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학원에서 MINE이라는 팝송을 불렀는데 이 가사가 와 닿았다.


I remember that fight 2:30 am

You said everything was slipin's right out of our hands

I ran out cryin' and you followed me out into the street

Braced myself for the goodbye

Cause that's all I've ever know

Thank you took me by surprise

You said I'll never leave you alone


이 가사의 여자 주인공은 싸우면 헤어지는거라고 생각하고, 이별을 준비했는데 반전이 일어난것이다.

내게 남편도 그렇다. 과거의 나는 항상 싸우면 최악의 시나리오를 항상 생각하는데... 내게 사랑은 내게 남편은 이 가사 속에 남자와 같다.


사랑해도 싸울 수 있고, 그 싸움은 그냥 싸움이지 결코 이별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 폭력과 바람이 아니라면...


남편이 보고싶다는 이야기. You are the best thing that's ever been mine.

임신 18주

I'm Mother 2016.07.21 02:15

태동


태어나서 처음하는 경험 임신. 그 신비 안에 살고 있다. 처음 느껴본 태동에 우리 하꿈이가 잘 자라고 있구나하는 안도감과 함께 부모님으로 부터 받았던 사랑과 책임감이 내게 날마다 샘솟는다.


하꿈아!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좋은 엄마가 되겠다는 확답은 못하겠지만, 너와 시작된 이 사랑의 관계들을 소중하게 지켜가기 위해 애쓰고 노력할게.



임신 불면


함께 찾아온 임신 불면, 오늘로서 3일이 되었다. 그덕에 이시간에 포스팅. 아침에 남편 출근 시키고, 약간 뒹굴거리다 일어나 어제 배운 리뷰들을 시작한다. 그러고 나면 밥먹고 씻고 수업가야 하는 시간. 수면패턴이 잘못될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는데. 요즘 불면으로 고생중이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잠을 자지 못하는건지.... 동터오는 내일의 태양을 뜬눈으로 맞이 하고 있다. ㅠ-ㅠ 미치도록 자고 싶은데 잠이 들지 않아 고생중이다.  덧붙여 사라지지 않는 입덧도 한몫.


영어 공부


퇴사 후 두달 동안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쉬었다. 10년 동안 달려오기만 했는데 갑자기 많아진 시간을 어떻게 써야하나 고민했는데 그 답은 영어 공부로 찾았다. 좋아하고 즐기는 자를 따라올 수 없다고 나도 너를 좋아하고 즐기고 싶다!!! 너무나도 간절히!!!!!



임신 16주

I'm Mother 2016.07.08 11:21

오늘로서 임신 16주 5일이 되었다. 시간은 나를 정말로 임신 중기로 데려다 주었다. 아직 양치는 조금 힘들고, 비유가 예전보다 더 약해져 음식물 쓰레기는 만질 수 없고, 생선비린내를 견딜 수 없지만 이전보다 많은것이 나아졌다.


11주에서 16주, 오늘이 오기까지 작고 큰 변화들이 내게 일어났다. 그리고 그 변화들을 겪으며 걱정들도 많았다. 아직 하꿈이의 태동을 느낄 수 없고, 보이지 않으니 걱정과 막연한 믿음으로 시간들을 견디기도 했다.


갈색 분비불이 배출되어 폭풍 인터넷 검색을 하는가 하면, 폭우주의보가 내렸던 며칠 수업들으러 가는 길, 지하철 계단이 미끄러워 엄청난 엉덩방아를 찍었다. 너무 아파서 일어날 수가 없없다. 하늘이 노랗고, 내가 지금 무슨 일을 겪었나, 우리 하꿈이 괜찮나...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왜 그 순간 나는 가장 좋은 생각보다 가장 최악을 생각했을까..


이번 주말이 정기 검진 예정일이었는데, 조금더 일찍 산부인과에 다녀오며 이 막연했던 믿음과 걱정도 사라졌다. 하꿈이도 나도 모두 건강하다고 했다. 다친 타박상은 조금 가겠지만, 괜찮다고 했다. 안심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하꿈이의 성별을 알게 되었다. 모두들의 예측과 달리 나는 아들을 가졌다. 처음부터 우리에게 아들이든 딸이든 중요하지 않았지만, 하꿈이가 아들이라고 하는 순간. 나는 이 아들이 나보다는 남편을 훨씬 더 많이 닮았을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유추되었던 것은 이 아이의 먹성이었다. 나는 아마 매끼마다 밥을 적어도 5인분은 해야할 거라는 확고한 믿음이 생겼다. 이런것이 행복일 것이다.


하꿈아!

우리 가족에게 주신  아름다운 기적, 우리 하꿈이!

하꿈아! 아빠랑 엄마랑 건강하게 만나자!!!!


 

임신 11주

I'm Mother 2016.06.02 15:48

퇴사한지 훌쩍 한달을 넘기고 나니 나의 존재가 이렇게 무기력했나 싶다. 사그라들줄만 알았던 입덧도 사그라들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 더 의기양양하게 자신의 존재를 들어낸다. 특히 칫솔질은 정말 하고 싶지 않다. 우웩의 지옥을 반복하고 나면 속이 문들어 진다. 만육천원이나 하는 임산부 치약을 구매해 사용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다.


그동안 출근하느라 남편에게 아침 한번 차려 준적 없어 새벽 6시에 기상해 BLT 샌드위치를 만들기 시작했다. 한 10번 만들었나 보다. 내가 퇴사하고 집에서 하는 가장 생산적인 일이라고 여기며, 샌드위치 만들기를 잘 해 내고 싶었다.

그런데, 입덧이 심해질수록 냉장고 문을 열 수가 없었다. 냉장고에서 나는 지옥으로부터 시작된 냄새들이 내 후각을 건드리면 우웩 우웩 우웩. 식도를 타고 올라오는 이 우웩의 정체가 도대체 뭐라고. 결국 샌드위치 만드는 것을 접었다.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는 내내 착한 내 남편은 어메이징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샌드위치 만들기를 접자 남편은 Where is my sandwich? 라며 행복한 꿈에서 깨어나 안타까운 절규를 했다. 아침마다 배고플텐데... 미안하다...


하루 3끼 챙겨 먹기가 너무 힘들다. 평소엔 아침은 모닝커피 한 잔, 점심은 동료들과 점심, 저녁은 간단하게 먹으며 살아왔다. 8년이 넘게 자취를 했는데도 나를 위한 밥상을 차리는 일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럴 시간에 잠을 더 자지. 모든 생활의 패턴이 회사 그러니까 일에 맞추어져 있었던 것이다.

이제 그 회사, 일이 사라지고 나니 나는 잠시 이 많아진 시간에 길을 잃어 버린것 같다.


그래도 뱃속에 있는 우리 하꿈이를 생각해야 한다. 하꿈이에게 밥을 공급해 줘야한다. 먹고 나서 토를 하더라도 나는 밥 먹는걸 멈추지 않는다. 고스란히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 변기통에서 확인하면서도 나는 밥 먹는 걸 멈추지 않는다. 임산부는 하루 5번 자주 자주 조금씩 먹으라고 하지만, 나는 그걸 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아침은 되도록 늦게 일어나 사과를 먹거나 참크래커를 먹는다. 그리고 한시간~두시간을 넘기지 않고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으려면 냉장고를 열어야 한다. 코를 막고 냉장고를 열어 밥을 먹는다. 그래 밥을 짓는 냄새도 너무 너무 싫다. 예전엔 그 하얀 밥 냄새가 그토록 좋았는데 말이다. 신기한 경험이다. 정말. 그래서 한 번 밥을 할 때 4인분정도 해 먹기좋게 덜어서 1인분씩 통에 분류한다. 저녁은 집근처 식당을 전전하며 밥을 먹는다. 이 패턴이 약간 서글프고 지겹다.


남편은 아침 7시에 나가 저녁 10시 반이 되어 들어온다. 하루 종일 나와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처음엔 무언가를 배워 보려고 했지만, 몸이 따라 주질 않는다. 어지럽고, 어지럽다. 매쓱거리고 배도 아프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면 답답하고 열이 난다. 2-3시간만 밖에 있어도 녹초가 된다. 그런데 어떻게 뭘 배우냐 말이다. 그러니 나는 무기력 하고 답답하다. 피곤한 남편을 붙잡고 나와 이야기 해달라고 한다. 집에 와서 한시간도 안되어 골아 떨어지는 남편이 이해되면서도 야속해 울기도 한다. 진짜 진상이다. 알면서도 나는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하다.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아니라 내 마음 속 깊이있는 심연의 이야기들... 아니 그런 심연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이 정치가 어떻고, 요즘 사회에 어떤 잇슈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깊은 토론을 하고 싶은데 나에게는 그럴 이야기를 물어보고 함께 해줄 사람이. 친구가 지금 없다. 그렇다고 바쁘게 사는 친구들에게 연락해 내가 시간이 많아 졌고 만나서 놀자고 하는 성격도 못된다. 결국 나는 그런 억지가 아니라 자연스러움이 필요하다. 이 많아진 시간을 어떻게 낭비하지 않고 생산적이게 부끄럽지 않게 보내면 좋을지 고민스럽다.


어쨌든 시간은 흘러가 나를 임신 중기로 데려가 줄 것이다. 그러면 나는 지금보다 더 잘해 낼 것이다. 입덧도 없어질 것이고, 널뛰는 내 감정도 제자리를 찾고 이 많은 하루의 시간을 잘 쓰는 것을 똑부러지게 잘 해낼 것이다. 항상 열심히 살아왔고, 열심히 일해왔던 내가 내 자신을 돌보고, 우리 하꿈이를 지키고, 이 아름다운 내 젊은 날을 가볍게 그냥 도망가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다.

하루 하루 감사하며, 내게 주어진 이 시간들을 받아드리고 사랑하며 살 것이다. 나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엄마가 될 것이다. 나에게 길을 찾을 시간을 주자. 조급해 하지 말고, 우울해 하지 말고, 외로워 하지 말고, 밥 도 잘 챙겨 먹고, 그리고 중기가 되면 다시 남편이 기뻐하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자. 다시 다짐한다.

 

하꿈이에게.

 

하꿈아 어제 아빠가 너랑 어떻게 길게 이야기하는지 엄마에게 방법을 알려줬어. 제일 먼저 오늘 날씨가 어떻고, 엄마의 기분은 어떻고, 뭐든 다 자세히 이야기해 주라고 했어. 그리고 밥 먹을때도 혼자 밥먹는거 아니고 하꿈이랑 같이 먹는거니까 외로워하지 말라고 했어. 너도 어제 아빠이야기 기억하지?


엄마가 요즘 임신 호르몬 때문인지, 아니면 생활이 갑자기 변해서인지 조금 울적해. 이런 엄마의 감정이 너를 예민하게 만드는거 아닐까 엄마는 걱정이돼. 그러나 엄마는 이런 너에게 이해를 구하기 보다 솔직히 엄마의 상황을 이야기 해주고 싶어. 그리고 내가 너를 예민하게 만든다기 보다 너는 이미 타고난 성격이 있을거야. 괜한 걱정은 하지 않을게.


우리 하꿈이 잘 크고 있어서 엄마는 너무 감사하다. 처음에 만난 너는 0.58센치였는데 이제는 3.92센치라니 너의 존재가 엄마에겐 너무 특별하고 소중하다. 아무쪼록 우리 둘다 노력해서 건강하게 만나자.





Hello. 하꿈

I'm Mother 2016.04.18 19:47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5년간 다닌 회사를 그만둘 계획을 하며 유럽여행을 준비했다.

결혼 한 여자가? 라며 내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참견은 진부했다.

어쨌거나 내 인생! 나는 여행이 필요한 사람이고 어느때 보다 떠나는것이 절실했다.


수많은 감정이 밀물과 썰물처럼 몰려드는 것은 지금이 아니라 떠난 후에,

또 앞으로의 인생을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라는 두가지 목적을 가지고,

되도록이면 말이 통하기 어려운 곳에 내 몸을 피신시키고 싶었다.


그래. 이기적이게 나만 보고, 내 감정만 보고...

그 동안 힘들었고, 상처받았던 수 많은 나를 위로하고 싶었다.


남편은 처음엔 여행일수가 길다고 했고, 

타협과 타협 끝에 서로의 희망 사항을 정리했다.


내게 주어진 시간으로 일정을 짜고,

교통편을 모두 예약하고, 숙소도 50% 예약 했다.

나머지는 회사가 마무리 되고 나면 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두둥!

그런데, 뜻하지 않게 아기가 찾아왔다.

우리에게...

나에게가 아닌, 남편과 나에게 

바로, 우리의 아기가 찾아 온 것이다.


아기가 집을 지은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

나는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우리에게 아기라니! 그럴리가 없어!!!

월요일, 화요일 세번씩이나 두줄을 표시하는 임신테스트기를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며칠째 온 몸이 아파서 고생을 할 때,

엄마가 아기가 온것이 아니냐고 했는데 그럴리 없다고 no! no! 라고 했는데....


그런데 정말 아기였다.

우리에게 0.58cm의 집을 지은 콩알만한 아기가 찾아 왔다.


내 몸에서 내가 아닌 또하나의 다른 생명이 지금 자라고 있다.


어메이징!!!


"하나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믿는 자는 영생을 얻으리...."


주일 예배를 드리며 이 찬양을 부르는데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나는 0.58센치의 아기 집을 지은 이 아이가 이렇게 신기하고 귀하고 귀한대...

하나님은 이기적이고 못난 나를 위해 자신의 하나 밖에 없는 독생자 아들 예수를 보내셨구나 생각하니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임신은, 어떠한 임신이라 할지라도,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하나님이 예정하시고 준비하신 생명의 시작입니다. 태어나기 이전부터 이미 소중한 생명입니다. 라는 이기복 교수님의 말처럼

지금 이 타이밍이 우리 가정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고 선택임을 믿기로 예배드리며 기도했다.


그리고 온갖 바우처에 취소 메일을 보내고 있고,

취소 수수료로 어마어마한 손해를 보았고,

침대 머리 맡에둔 갈 곳을 잃은 프렌즈 유럽 책이 다시 책장으로 들어가겠지만

나는 다 괜찮다!


남편이 엉덩이를 흔들고 춤을 추며,

아내가 여행도 안가고, 아기도 태어난다며 좋아하는 이 숙명에 웃고 감사하련다.



하꿈이에게


하꿈아! 놀랍지?

너가 엄마 유럽여행을 취소 시켰단다. ㅎㅎㅎ

넌 이렇게 엄마와 아빠의 놀라운 이벤트 속에 또 하나님의 계획하심 속에 우리 가정에 오게 된거란다.

아직 엄마는 너가 태어나는 신호 라고 할까? <태몽>도 아직 꾸지 않았는데 말이다.

하꿈아! 건강하게 아빠와 엄마 곁에 와주렴.

엄마는 너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기도하고, 먹고 싶은것도 다 먹고 그동안 자지 못한 잠들 푹 잘게.

고마워. 너덕에 엄마가 호강하는구나. 하꿈아. 너무 보고싶다! 하꿈아~~~~


그리고 아빠랑 요즘 너가 오면 우리가 어떤 아빠가 될까, 엄마가 될까 이런 이야기를 자주하는데

아빠는 너랑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대. 고민도 함께 들어 줄 수 있고, 같이 놀수 있는...

엄마는 짜증내지 않는 엄마가 되는 것, 또 내가 원하는 삶을 너에게 주입 시키지 않는 엄마가 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서로 같이 노력해야 하는거 아니겠니?

너도 요즘 엄마 뱃속에서 집 짓고 자라느라 바쁘지? 씩씩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으렴.



2주뒤에 엄마랑 아빠는 너의 심장소리를 듣기 위해 산부인과 선생님을 만나러 갈꺼야.

그때 건강하게 뛰는 너의 심장 소리를 들려줘! 기대된다!



p.s 하꿈


하나님의 꿈 = 하꿈.

하나님이 주신 꿈이라고 믿고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그 꿈을 키워나가려고

16.04.16 여호수아 예배에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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